앨러스데어 코크런의 책은 최근 동물권 논의에서 많이 언급되는 정치적 전환에 대해 다룬다. 동물복지법으로 대표할 수 있는 동물의 처우 개선 문제가 가진 한계를 지적하며 다종공동체의 일원이자 우리 사회의 성원권 가진 동물의 정치적 입지를 어떻게 하면 보장할 수 있을지 탐구한다. 저자는 기존의 정치 이론들을 짧게 검토하며 그것들이 가진 인간중심주의가 동물의 내적 가치를 폄훼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한으로 동물의 이익을 대변하는 동물 전담 의원이라는 제시한다.
150페이지 남짓의 비교적 얇은 책임에도 동물의 정치 참여 문제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한 번쯤 고민해볼만한 문제들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동물의 정치적 권리를 구현하기 위해 저자가 제시한 해법들이었다. 많은 동물권 관련 책에서 정치적 논의는 이론적 단계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다. 특히 이런 논의들은 동물이 자신의 의견을 행사 할 수 있다는 당위성을 독자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다양한 학자들의 이론을 언급한다. 하지만 이 책은 실제 동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그들의 권리를 존중 받을 수 있는지 묻는다. 헌법적 단계에서 동물의 내적 가치를 보장해야한다고 말하는 것이나 동물 전담 의원을 두었을 경우 그 제도는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 짧은 글 속에러 압축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또한 저자가 정치적 해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떤 문제에 부딪칠 것인지 명확하게 짚어주는 것은 그가 제시한 대안이 단지 사변적 공상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가령 우리는 저자의 주장을 통해 정치적 해법이 언제나 이상적으로 굴러갈 것인가 고민해보게 된다. 정치가 본디 가지고 있는 성격을 고려했을 때 이른바 대표자가 동물의 이익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할 수 있는가? 우리는 이미 이익이 충돌했을 때 정치가 권력투쟁의 장으로 활용되는 사례를 숱하게 보아왔다. 동물에게 민주적 대표성을 부여하기 위해 시행한 여러 조치들이 충분히 오용될 소지가 다분한 이유다. 저자가 정확하게 지적했듯 정치는 종종 상호 이익이 아닌 폭력의 가중이라는 형태로 발현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단지 윤리적 해법만으로는 동물의 내적 가치를 온전히 구현할 수 없다고 말한다. 낙농업 분야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윤리는 심지어 그것이 헌법적으로 명시된 것이라 하더라도 예외적으로 작동하기 쉬우며 되려 동물권 옹호론자들이 근본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늦추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굉장히 야심차고 힘든 작업"이라 하더라도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결국 우리는 혼자사는 것이 아니며 동물들과의 관계 속에사 유무형의 영향을 받는다. 그들을 법적 인격을 가진 구성원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은 동물을 도구로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 말은 동물 뿐만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는 여러 약자들을 대하는 구성원들의 태도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를 준다. 코크런의 책은 비록 명시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어떤 포용력에 대해 말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인간이 함께 사는 존재들과 지속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실천적 측면에서 우리는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답을 준다는 점에서 코크런의 책은 큰 힘을 가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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